상대가 먼저 손을 댔는데 막다가 함께 입건됐다면, 폭행 변호사와 가장 먼저 살펴야 할 것은 내 행동이 어디까지였는지입니다. 수사기관은 두 사람이 모두 힘을 썼다면 쌍방폭행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당방위로 볼 여지가 있는지 판단할 때 쓰이는 기준을 정리했습니다.
먼저 맞았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술집이나 길에서 시비가 붙어 상대가 주먹을 휘두르면, 몸이 먼저 반응해 밀치거나 멱살을 잡게 됩니다. 파출소에서 “저쪽이 먼저 때렸다”고 말해도 둘 다 피의자로 조사받는 일이 흔합니다.
“그럼 가만히 맞고만 있으라는 말이냐”는 억울함이 드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그래도 수사기관이 따지는 것은 그 순간 내 행동의 성격입니다.
정당방위는 부당한 공격에서 나를 지키려는 행동에 한해 인정됩니다. 같이 주먹을 쓰거나 발로 찼다면 방어로 읽히지 않고 상대를 공격한 행동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누가 싸움을 시작했는지가 중요한 사정이긴 해도, 그 사실 하나로 혐의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붙잡고 피한 행동과 맞받아친 행동
휘두르는 팔을 붙들어 움직이지 못하게 하거나, 다가오는 상대를 밀어내며 그 자리를 빠져나간 경우는 소극적 방어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이런 행동은 정당방위나 정당행위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대로 뺨을 맞고 똑같이 뺨을 때렸거나 멱살을 잡고 흔들었다면 폭행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상대보다 덜 때렸다거나 체격이 작았다는 사정이 있어도 결론이 바로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체격 차이와 당시 분위기는 판단에 함께 고려되는 요소 가운데 하나입니다.
싸움이 끝난 뒤의 행동은 따로 판단합니다
다툼이 잦아든 뒤 화가 가라앉지 않아 한 번 더 손을 댔다면, 그 행동은 방어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공격이 이미 멈춘 뒤의 행동은 보복으로 평가돼 별도의 폭행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시간 순서가 중요합니다. 언제 상대가 손을 댔고, 언제 내가 막았고, 언제 상황이 끝났는지를 분 단위로 떠올려 적어 보세요. 상대가 나를 먼저 고소한 상황이라면 맞고소를 당했을 때 정리할 경위도 함께 읽어 보세요.
억울함을 말하기 전에 자료부터 모으세요
조사에서 상대가 원인을 제공했다는 이야기는 형을 정할 때 참고될 수 있을 뿐, 폭행 혐의를 부정하는 근거로는 약합니다. 내 행동이 일방적인 공격을 피하려던 정도였다는 점은 자료로 보여 줘야 합니다.
사건 직후에는 현장 CCTV 보관 여부를 확인하고, 목격한 사람의 연락처와 내가 다친 부위의 사진·진단서를 챙기세요. 가게 CCTV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지워질 수 있어 확보 요청을 미루면 안 됩니다. 상대가 상해 진단서를 냈다면 혐의가 단순 폭행과 달라질 수 있으니 폭행죄와 상해죄를 가르는 질문을 확인해 보세요.
절차마다 챙길 자료가 다릅니다
함께 입건된 직후에는 영상 확보 요청, 진단서, 목격자 연락처가 먼저입니다. 경찰의 피의자 신문을 앞두고는 사건 경위를 어떤 순서로 설명할지, 방어였다는 점을 무엇으로 뒷받침할지 맞춰 두어야 합니다.
검찰로 넘어간 뒤에는 목격자 진술서와 양쪽 상처를 비교할 자료가 쓰입니다. 처분을 통지받으면 불송치인지, 기소유예인지, 정식 재판인지에 따라 다음 대응이 달라집니다.
상담에서 함께 정리할 것
폭행 변호사 상담에서는 양쪽이 쓴 힘의 정도가 어떻게 달랐는지, 상대 진술 중 사실과 어긋나는 부분이 어디인지를 나눠 정리합니다. 결제 내역이나 주고받은 메시지처럼 그날 상황을 보여 주는 기록도 가져오세요.
다른 사건에서 정당행위로 인정됐다는 이야기가 이 사건의 처분을 알려 주지는 않습니다. 증거 관계와 사실관계가 다르면 판단도 달라집니다.